헤어인사이트

피카부 아카데미 커트를 이해하는 또 다른 방식

동양인의 머리는 다르게 잘라야 했다.

1977년 도쿄에서 시작된 이야기, PEEK-A-BOO

1971년, 한 일본인 미용사가 런던으로 향했다. 그가 찾아간 곳은 당시 현대 커트의 기준을 만들어 가던 비달 사순(Vidal Sassoon)이었다. 정교한 섹셔닝과 정확한 라인, 두상의 구조를 이해하고 형태를 만들어 내는 커트 기술은 전 세계 미용인들에게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카와시마 후미오(川島文夫). 훗날 일본의 대표적인 헤어 브랜드 PEEK-A-BOO를 설립하게 되는 인물이다.

THE BEGINNING | 같은 기술, 다른 두상

카와시마 후미오는 비달 사순에서 기술을 익히고 유럽에서 경험을 쌓으며 커트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일본으로 돌아온 뒤, 그가 배운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차이가 있었다. 바로 두상의 형태와 모발의 특성이었다.

상대적으로 평평한 후두부와 측면으로 발달한 골격, 굵고 직선적이며 쉽게 뜨는 모발은 동양인에게 비교적 자주 나타나는 특징이다. 물론 사람마다 두상과 모발은 다르지만, 이러한 차이는 커트의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같은 섹션과 각도를 적용하더라도 두상의 굴곡과 모발이 떨어지는 방향에 따라 완성되는 실루엣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서양에서 배운 기술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카와시마 후미오가 주목한 것은 특정 스타일의 형태보다 그 형태를 만들어 내는 원리였다. 두상이 다르다면 볼륨을 만드는 위치도, 무게를 남기는 방법도 달라져야 했다. 그는 비달 사순에서 배운 커트의 구조적 원리를 바탕으로 일본인의 두상과 모발에 적합한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기 시작했다.

PEEK-A-BOO | 1977년, 도쿄에서 시작된 새로운 기준

1977년, 도쿄 오모테산도에 PEEK-A-BOO가 문을 열었다. 서양에서 익힌 기술을 일본의 미용 환경에 맞게 발전시키려는 시도는 이곳을 중심으로 이어졌고, 점차 PEEK-A-BOO만의 커트 철학과 교육 체계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 중심에는 커트를 단순한 감각의 영역으로만 바라보지 않는 태도가 있었다. 헤어디자인에는 디자이너의 감각과 미적 판단이 필요하지만, 그것을 실제 형태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두상과 모발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부분에 무게를 남기고, 어떤 각도로 모발을 들어 올리며, 서로 다른 길이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커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선택은 최종적인 형태에 영향을 미친다. PEEK-A-BOO가 발전시켜 온 커트 기술은 이러한 선택을 단순한 경험이나 감각에만 의존하지 않고, 구조와 원리를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해진 스타일을 얼마나 비슷하게 재현하는지가 아니다. 왜 그 위치에서 자르고, 왜 그 각도를 선택해야 하는지 이해하는 것. 이러한 이해가 쌓일 때 디자이너는 서로 다른 두상과 모발을 마주하더라도 자신이 의도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EDUCATION |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원리를 이해하는 교육

그렇게 축적된 커트 기술과 철학은 PEEK-A-BOO ACADEMY를 통해 교육으로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완성된 스타일을 보여주고 따라 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디자인이 어떤 구조와 원리로 만들어지는지를 이해하고 실제 살롱워크에 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PEEK-A-BOO ACADEMY KOREA 역시 이러한 교육 철학을 한국의 미용인들과 공유하는 공간이다. 일본에서 축적해 온 커트 기술을 직접 배우고, 섹션과 각도, 모발의 움직임과 형태의 관계를 이해하며 기술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 나간다.

1971년 런던에서 기술을 배운 한 미용사는 그 기술을 그대로 반복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자신이 마주한 두상과 모발의 차이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새로운 방법을 고민했다. 그리고 1977년 도쿄에서 시작된 그 고민은 오랜 시간 기술과 교육을 통해 이어져 왔다.

배운 것을 그대로 자르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서로 다른 두상과 모발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자신이 의도한 형태를 만들어 가는 일. PEEK-A-BOO의 이야기는 커트 기술을 배우는 것만큼이나 그 기술이 만들어진 이유를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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